네이버 인플루언서를 꿈꾸는 사람들이 아직도 많다. 나도 그랬었다. 2023년 4월 16일. 글을 쓰는 지금이 2025년 4월 16일이니 딱 2년이 되었다. 나에게는 그동안 어떤 일들이 벌어졌을까.
인플루언서 꿈까지 꿨음
당시에는 끌어당김의 법칙 신봉자였다(지금도 조금은 믿는다). 하와이대저택님의 팬이어서(지금은 안본다) 4월 15일 강남에 오프라인 모임까지 갔었다. 100번 쓰기를 100일 동안 했었고 그만큼 간절했다.

그런데 거짓말처럼 그 다음날..그때가 일요일이었는데 자고 일어나니 인플루언서 홈 개설을 하라는 안내 메일이 와있었다. 믿기지 않았다. 눈물을 흘릴 정도로 기쁠 줄 알았는데 생각보다 덤덤했다.
네이버 인플루언서 되기 전까지는 어떤 노력을 했는데?
카스트제도인 네이버블로그의 현실을 깨닫고 나는 더이상 최적블이 될 수 없다는 좌절감을 맛본 후 흙수저를 탈출할 길은 인플루언서 밖에 없다고 생각했다. 그래서 인플루언서가 된 사람들의 후기를 모조리 읽어보고 그들의 공통점을 발견했다.
블로그 메인 화면(프롤로그)
먼저 PC버전 기준 블로그를 들어오자마자 보이는 대문 화면에서 큰 임팩트가 있어야 한다는 것을 알았다. 아저씨가 꾸민듯한 낡은 사진과 형식을 버리고 어설프게나마 홈페이지형 블로그로 변경을 했다.(차라리 크몽에서 3~5만 원 주고 요청하는 것이 정신적으로 나을수도 있다)
이웃
서로이웃신청을 먼저 걸어서 최소 2000명 이상은 만들어야겠다 생각했다. 이웃이 많아봤자 내 블로그에 큰 영향을 주지는 않는다. 오히려 쓸데없는 댓글이 늘어나고 체류시간을 깎아먹는 등 눈에 보이는 숫자 외에 단점이 더 많다. 그래도 인플루언서가 되려면 남들에게 보이는 것이 어느정도는 중요하다는 것을 알고 이웃 5000명을 만들었다. 하루에 100명까지 서로이웃신청을 할 수 있는데 이게 말이 100명 신청이지 똑같은 멘트 붙이고 이웃신청 거는 것만 해도 하루에 30분~1시간이 걸리는 노가다 작업이다.
그리고 3000명이 넘어가면 중복으로 서로이웃을 신청해(아직 상대방은 이웃 수락이나 거절을 안했기 때문에) 뉴비, 새롭게 서로이웃 할만한 블로거 찾는 것도 일이다.
지금은 일부 자동 서로이웃 추가 프로그램도 생겨서 훨씬 편하게 할 수 있지만..아마 예전에 이웃을 늘린 사람들은 모두 이 괴로운 과정을 겪었을 것이다.
썸네일
썸네일은 만든 사람도 있고 안만든 사람도 인플 선정이 되길래 나는 썸네일을 만들지 않았다(귀찮아서). 근데 예쁜 썸네일을 만들 자신이 있다면 만드는 게 조금 더 확률을 높일 수 있는 방법.
특색
특색이 필요했다. “30대 평범한 직장남”이라는 소개로 인플루언서를 달수는 없었다. 내가 네이버 담당자라도 안뽑을 것이다. 당시에는 캐리어가 없이 항상 배낭을 메고 다녀 힘든 지역을 혼자서 배낭여행한다는 컨셉을 잡았다. 요즘도 인플루언서가 되려면 뾰족한 개성이 드러난 컨셉을 잡지 않으면 선정되기 힘들다. 한복만 입고 국내 유적지만 다닌다거나 서울이면 서울, 경기면 경기, 부산이면 부산 이런 식으로 지역을 딱 잡고 거기만 집중적으로 다니는 사람, 호캉스만 즐기는 사람, 전직 승무원, 일본만 조지는 사람 등등 본인만의 컨셉이 똑부러진 사람들이 선정되었다.
또다른 무언가
위에 내용들은 기본으로 갖추어야 할 항목들이고 인플루언서 선정에 내가 생각하기로 가장 중요한 요소가 딱 하나 있다. 이건 비밀. 오프라인으로 직접 나를 만나서 물어보면 알려주는 내용..ㅎㅎ
인플루언서 되면 좋은 점
그래서 인플루언서가 딱 되었지. 가만 있어도 막 뭐가 들어올 줄 알았다. 근데 아무일도 없다..? 진짜 아~무 일도 없다. 네이버에서 뭔가 잘못된 줄 알았다ㅋㅋ 인플루언서 딱지만 하나 툭 던져주고 나머지는 이제 너가 하기에 달렸다! 이 말이었다.
공인중개사 시험을 쳐서 어렵게 합격했다고 인생이 피나? 사무실을 차려서 일감을 찾으러 다니거나 부동산 직원으로 들어가서 제일 밑바닥으로 경력을 다져야 한다. 요즘은 변호사 시험 합격해도 한 달에 한 건 수주하기도 어려운 세상이다. 근데 인플루언서 감투를 썼다고 가만있어도 돈이 벌릴 줄 알았던 것은 나의 오산이었다.
왜 인플루언서 달고 대체 활동을 안하는거야 이자식들아~~
처음엔 화가 나기도 했다. 인플루언서 딱지를 달았는데 활동을 안하는 사람이 절반 이상이니까. 대체 이렇게 어렵게 달았는데 왜 안할까. 그것을 이해하기까지 2년이 걸렸다.
뭣도 없거든. 그리고 하는 것에 비해 돌아오는 보상이 너무 적다는 것이 문제였다. 인플루언서 랭킹을 최상위권으로 올리면 그래도 조회수도 높아지고 키워드챌린지 도전하는 것들마다 대부분 3위 안에 들기도 하고 협찬도 자주 들어오고 좋겠지. 근데 최상위까지 가는게 쉽나? 이미 몇 년 전부터 최상위권을 유지하고 있는 인플들은 그 자리를 유지하기 위해, 또는 더 올라가기 위해 하루에 3포, 심하면 5포, 7포, 10포까지도 하는 미친 인간들이었다.
나도 노력하면 뭐 두자리까지는 들겠지..싶었는데 여행은 정말 박터지는 싸움이었다. 다른 주제들과 다르게 일단 밖으로 나가서 놀면서 사진을 찍어야 한다. 돌아와서 글을 써야 하는데 체력적으로 상당히 힘들다. 이동하는 시간, 비행기를 기다리는 시간을 쪼개서 노트북을 켜고 글을 쓰는 사람들도 많다.
점점 지쳐갔다. 300위 까지는 순위가 쭉쭉 오르는 편인데 가면 갈수록 순위가 오르지 않고 심지어 2포, 3포를 하는데도 랭킹이 떨어질 때가 있으니 보이지 않는 전쟁이 매일매일 펼쳐지고 있는 것이다.
랭킹을 올리면 끝인가? 협찬이 물밀듯이 들어오나? 이것도 전혀 아니다. 여행의 끝판왕이라 할 수 있는 팸투어!(항공권, 숙박, 식비 모두 지원해주는 협찬으로 포스팅 건당 5만 원까지 주는 곳도 있음)는 이미 최상위권 인플들이 고정으로 자리잡고 있었고 여행블로거간의 단체가 여러 무리 있는데 그들끼리 경쟁도 심했다.
나도 결국 돈을 벌기 위해 항상 욕하던 타 인플의 모습이 되어가고 있었다
나는 인플루언서들이 싫었다. 네이버에서 뭐를 검색하면 항상 제일 위에 나오는데 제목을 클릭해서 들어가면 전부 “본 포스팅은 업체로부터 서비스를 제공받아….”, “본 포스팅은 업체로부터 원고료를 제공받아 작성한 리ㅂ….”
“하 이ㅅㄲ들 뭐만 썼다하면 죄다 협찬받고 돈받고 개부럽네 진쯔…” 이 말을 몇 년 동안 달고 살았는데, 지금은 그렇게 욕하던 인플들 사이에 나도 끼어있는 처지가 되었다. 결국 돈이었다.
솔직히 애드포스트도 그렇고 블로그를 하는 이유가 협찬을 받거나 돈을 벌기 위한 부수입 수단으로 하는 것 아닌가. 어렵게 인플루언서 선정이 되었으니 지금까지의 노력을 보상받아야겠다는 보상심리가 작동하는 것일수도 있고 나처럼 퇴사를 한 백수 입장에서 당장 돈을 벌려고 어쩔 수 없이 하는 것일수도 있고..어쨌건 돈이다.
그래도 돈에 미친 인간이 되지는 말자고 다짐했다. 여전히 내돈내산, 조회수에 1도 도움 안되는 일상글, 맛집이나 카페 등 영양가 없는 글도 쓴다.
얼마전에는 글로벌 택시 회사에서 홍보를 해주면 건당 10만원을 준다고 해서 솔깃했는데 하필이면 미얀마에서 택시를 이용한 후기를 올려달라고 하더라. 내 예전글이 아직도 미얀마여행으로 상위노출이 되어 있어 물어본 것이었다. 지금 미얀마 상황이 어떤지 모르는건가? 수많은 사람들이 죽어나가고 고통받고 있는데 여기를 여행하면서 택시탄 후기를 올려달라? 악마도 울고가겠다..
한편으로는 보는 시야가 조금 더 넓어졌다는 차이도 생겼다. 자영업하는 개인사업자 사장님들, 법인사업자 대표님들, 그리고 네이버 전체 시장에서 블로거는 홍보를 해주고 적당한 홍보비를 받으며 시장이 돌아가고 있었다. 그동안 개인 블로거의 입장에서만 살아왔었는데 다양한 사람들을 만나며 이런저런 이야기를 주고 받으니 “아.. 내가 우물 안 개구리였구나” 반성하게 되었다.
블로그의 생태계는 내가 생각했던 것보다 훨씬 넓었다. 네이버블로그 마케팅 업체가 우리나라에 얼마나 많은지 아는가? 그걸로 밥 먹어먹고 사는 사람들이, 그것도 20년 가까이 생업으로 하는 사람들이 넘쳐났고 사기꾼들도 득실득실한 세상이고 플레이스 관리 대행 업체들 역시 무서울 정도로 많았다는 것도 알게 되었다. 개인이 소규모로 사업자 블로그 대행해주는 것까지 포함한다면 그 수는 훨씬 늘어나겠지. 돈 버는건 애드포스트 하나만 있는줄 알았던 나에게 블로그 세상은 무궁무진한 바다였다.
그래서 2년 동안 인플하면서 돈 많이 벌었어? 또 뭐했는데?
개뿔이 없다. 네이버에 닉네임 조회하면 얼굴이 뜨는 것 정도..? 네이버 인물등록은 인플 아니어도 본인이 직접 신청하면 올릴 수 있다. 한 달에 1~2건 원고료 받으며 옛날 여행사진 재탕하며 CPA 링크달고 앵벌이 하는 수준밖에 안된다. 인플루언서라고 말하기도 쪽팔리는 수준이다. 내가 항상 이야기하지만 네이버 인플루언서는 인플루언서가 아니다.
여행 주제로 100위권을 유지중인 아저씨가 주절주절 말해본 팩폭 후기였음.. 물론 여행인플중에 한 달에 500만 원 이상 벌면서 매번 팸투어를 떠나고, 협찬건 포스팅이 쌓여서 바쁜 사람들도 있긴 하다. 그것도 능력이다. 역제안을 하거나 인맥을 이용하거나 뭐든 자기가 시도해본 결과 그렇게 나온거니까. 다른 주제들은 잘 모르겠다. 최근에 그나마 다른 주제들의 블로거들을 종종 만나며 이야기해봤는데 나랑 비슷한 수준이거나 아예 돈을 못버는 블로거들도 수두룩하다. 그러니 점점 지치고 네이버를 떠나는 사람들이 늘어나는 게 아닐까 생각한다.
최근에 피드메이커2기를 뽑았는데 지금은 블로그 정보가 넘쳐나는 시대라 월 천만 원을 벌었다는 소식을 듣고 미친듯이 연예이야기, 가십거리를 다포하는 사람들도 늘어나고 있다.
나는 묻고 싶다. “본인의 양심을 팔아서까지, 내가 좋아하지도 않는 주제거리로 그렇게 돈을 벌고 싶나?”
다른 사람들도 그런걸 몰라서 안하는게 아닐텐데. 그럼에도 월 천만 원 애드포스트를 보고 눈이 돌아가는 사람들이 많으니..이건 사람마다 가지고 있는 가치관의 차이라 각자 알아서 하는거고. 근데 거짓 기사를 만들어내거나 고인을 들먹이거나 이런건 진짜 렉카다. 그런 렉카를 피드 첫 화면에 올리는 네이버가 가장 문제인거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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